Institute for

Gender and Affect Studies

활동

[후기] 2020년 8월 6일 젠더·어펙트스쿨 세미나 (권두현)

젠더어펙트연구소
2020-08-25
조회수 634


2020년 8월 6일(목) 세미나는 집중호우로 인해 ZOOM을 이용한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연구소의 비대면 세미나는 처음이었습니다만, 부산 각 지역은 물론, (무려) 태국에서도 접속해주시는 등,

보다 많은 분들이 자유롭게 참여해주셔서 밀도 있는 세미나가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도 연구소의 세미나를 대면과 비대면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연구 아젠다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들과 다양하게 접촉/접속하고자 합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지난 세미나에 이어 <보이지 않는 여자들>을 계속해서 다루었고,

이번 여름 세미나를 통해 꾸준히, 그리고 새로운 방식으로 읽어내고 있는 <김지은입니다>에 대한 발표가 이루어졌습니다.



1. <보이지 않는 여자들>과 데이터 페미니즘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Caroline Criado Perez)의 <보이지 않는 여자들>은 무엇보다도 자료적 가치가 풍부한 책입니다.

우리가 선험적으로 알고 있다고 생각해왔던 여성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구체화된 ‘데이터’를 통해 드러내고 있는 자료입니다.

모든 학문이 그렇듯, 페미니즘 연구 방법론 역시 다양할 수밖에 없겠습니다만,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연구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모든 학문이 그렇듯, 페미니즘 역시 세계에 대한 해석으로 수렴됩니다.

<보이지 않는 여자들>은 바로 그 해석의 근거로서 구체화된 데이터를 제시하며,

또한 데이터에 대한 해석을 통해 비가시화된 ‘여성’이라는 영역을 비로소 드러내 보입니다.

이 영역은 해러웨이적 사이보그들의 자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해러웨이적 사이보그들은 기본적으로 ‘데이터 과학’의 영역에서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분야는 아니지만, 데이터 과학이야말로 남성 영웅들의 신화로 가득 찬 영역입니다.

이는 <Data Feminism>(MIT Press, 2020.)과 같은 저작을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결과로서의 데이터가 아니라 그 설계에 있어서도 여성의 자리를 고민해야 할 때인 듯합니다.



2. <김지은입니다>와 ‘성폭력 부인주의’


돌봄이론가들이 돌봄 노동이라는 무급 노동의 ‘정동적 불평등’을 이야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보이지 않는 여자들>은 곳곳에서 여성의 무급 노동이 예컨대, GDP와 같은 수치에 포함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여성의 무급 노동이 이루어지는 비공식적 영역은 공식적 영역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도 위치합니다.

여성 노동(자)의 자리는 ‘내부 안의 외부’로서 주어져 있습니다.

오늘날 이 자리를 보여주는 고유명으로서 ‘김지은’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합니다.


권명아 선생님은 <김지은입니다>를 통해 읽어낼 수 있는 ‘저항적 글쓰기’의 면모와 저항의 대상으로서의 ‘조직’과 ‘구조’에 관심을 두고, 이에 대한 글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권명아 선생님은 ‘운동권 출신’ 단체장 조직에서 이루어지는 ‘조직 보위’의 폐쇄회로적 정치공학을 분석하면서,

여기에 ‘노동 계약’의 문제가 얽혀 있음을 밝히고, 궁극적으로 이 둘을 통해 작동하는 ‘성폭력 부인주의’의 개념을 제안합니다.


‘진보’, 더 나아가 진보 진영 내부의 정파적 신념체계는 성폭력을 지우고 ‘부인’함으로써 진영논리를 유지하고, 더 나아가 강화합니다.

또한 박원순 사태를 통해 드러난 바와 같이, ‘애도의 윤리’는 ‘부인’의 수사적 장치로 기능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인’의 문제는 곧 구조적 문제로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대응과도 맞닿는 지점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김명희 선생님의 논문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부인(denial)의 정치학>은 동시대의 성폭력 사태를 돌아봄에 있어 좋은 참고가 됩니다.


안희정의 성폭력 고발 전후로 김지은이 처한 상황은 강고한 정치적 구조에 대한 이해 없이는 설명될 수 없습니다.

오거돈과 박원순으로 이어지는 성폭력 사태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한층 더 적나라하게 예증합니다.

권명아 선생님은 안희정 사태로부터 출발하여, 박원순 사태까지를 시야에 담으며,

‘문자적 부인’, ‘해석적 부인’, ‘함축적 부인’이 뒤얽힌 복잡한 양상을 짚어주고 계십니다.


이런 동시대적 맥락에서 <김지은입니다>는 집단적 부인에 대한 저항의 글쓰기로서 검토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저항적 글쓰기의 성격을 적극적으로 읽어내는 일은 궁극적으로 김지은의 (돌아갈) 자리를,

김지은으로 표상되는 여성 노동자들의 자리를 마련하는 일과 연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작업은 조만간 좀 더 정리된 글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3. Affect 관련 원서 번역 및 <장애의 지리학>

다음 주에는 Affect 관련 원서 번역 및 <장애의 지리학>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갑니다.

정동 및 장애라는 테마를 둘러싼 물질적 맥락 및 지리적 유물론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저작들입니다.


 <Affective Connections : Feminist Politics of Sympathy>(권두현)


<The Matter of Disability: Materiality, Biopolitics, Crip Affect>(권명아)


<Mapping Affect Studies>(권영빈)


 <장애의 지리학>(신민희)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젠더·어펙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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