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itute for

Gender and Affect Studies

활동

[후기] 2020년 12월 1일 젠더·어펙트스쿨 세미나 (문가희)

젠더어펙트연구소
2020-12-07
조회수 776


2020. 12. 1. (화) 정례세미나 ‘여성-되기, 문화로 보기’ 『극락왕생』, 『얼마나 닮았는가』 후기 - 문가희


‘여성-되기, 문화로 보기’를 주제로 한 지난 세미나는 고사리박사의 웹툰 『극락왕생』과 김보영의 소설집 『얼마나 닮았는가』를 다루었다.

『극락왕생』은 규범적인 신체에서 벗어난 ‘변신’의 모습을, 『얼마나 닮았는가』는 신체적이고 공간적인 ‘사이’, ‘경계’의 관점에서

로지 브라이도티가 말하는 ‘되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극락왕생』 - 탈주적 에너지와 새로운 잠재력을 지닌 ‘되기’


발제자인 문가희는 『극락왕생』 속 우주는 닫힌 공간이 아니라 끊임없이 서로를 침범하며 변화하는 공간이라고 말하며,

인간, 신, 귀신이 공존하는 일상을 등장인물도를 통해 설명했다

 이러한 일상을 통해, 주인공 자언은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삶의 새로운 리듬, 속도, 배열을 갖는다고 보았다.


토론자인 김연우는 들뢰즈의 ‘여성-되기’의 관점으로 여성 서사 작품을 새롭게 재해석할 필요성에 대해 말하며,

웹툰 『극락왕생』, 『정년이』에서 일어나는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들 간 연대의 시너지에 대해 다뤘다.


권영빈은 브라이도티가 말하는 ‘변신’의 논리를 인용하며,

작품 속 등장인물이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논했다.

독립적인 개체였던 파순과 자언이 합쳐지며 새로운 존재가 되는데,

그러한 되기에서 보이는 정동적인 역량과 다면적인 시각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았다.


권두현은 김보영의 『얼마나 닮았는가』 작품집 속 단편 「0과 1 사이」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인공 자언 또한 0과 1 사이의 존재자이며, 자언을 중심으로 비물질·물질적인 것들을 두루 교환하는 작품 속 과정은 생성적이며

공생적인 되기를 보여준다고 보았다.



『얼마나 닮았는가』 - 동일시의 신화와 환대의 윤리


발제자인 임은비는 『얼마나 닮았는가』 작품집 속 단편 「빨간 두건 아가씨」를 통해

SF소설 속 젠더 위계와 다양하게 교차되는 여성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작품은 ‘어떻게 여성이 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고 보았다.

또한, 소설의 마지막에서 각기 다른 신체들의 네트워크를 기대하는 장면을 통해,

‘여성 주체’를 유목적 주체로 명명하는 로지 브라이도티의 논의를 분석했다.


토론자인 하지우는 토론문을 통해 표제작 「얼마나 닮았는가」에서 AI 훈이 서술자인 설정에 주목하며,

‘경계인으로서의 여성-되기’의 맥락을 역설했다.


권영빈은 「얼마나 닮았는가」는 인간성, 동일시의 신화, 동일성의 체계 같은 것들을 비판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또한, 훈이 성차별에 대한 데이터가 지워진 상황이 『보이지 않는 여자들』에서 나오는 ‘젠더 데이터 공백’과

또 다른 의미의 공백이라고 할 수 있으며,

훈과 이진서의 연결·연합은 동일성의 논리가 갖는 폭력에서 벗어나 여성의 ‘여성-되기’를 수행한다고 보았다.


권두현은 「얼마나 닮았는가」에서, 훈이 인간이라는 타자를 쉽게 폄하하거나

연민하지 않는 등 포스트휴먼의 윤리를 제시하는 방식이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졌다고 말하며,

이것은 또한 기계의 ‘인간-되기’로 칭할 수 있다고 보았다.


11월 17일과 12월 1일, ‘여성-되기, 문화로 보기’를 주제로 한 두 차례의 세미나는

부산 비엔날레 출품작과 더불어 『보건교사 안은영』, 『극락왕생』, 『얼마나 닮았는가』를 젠더·어펙트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시간이었다.

이들 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차이’와 ‘되기’의 키워드는 젠더 위계,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경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만든다.

문화예술에 잠재된 정동의 흐름과 힘을 고찰함으로써 우리는 얽힘의 관계 속 타자와의 공존을 적극적으로 사유할 수 있다.

젠더·어펙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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